밀리언 달러 베이비

 

덤벼

 

박살내 버려

 

그렇지

 

그런 친군 정말
본 적이 없었지

 

안 되겠어

 

저리 비켜 봐, 등신

 

원래 그는 최고의
지혈사였는데...

 

어때요?

 

트레이너로 전환하고도
그 솜씨는 여전했지

 

아니

 

상처 좀 봐

 

별 문제 없어

 

계속 이렇게 피가 흐르면...

 

한 라운드밖에 못 줘

 

- 시간 됐어요
- 이제 어쩌죠?

 

그냥 맞아줘

 

때론 방법이
없을 때도 있지

 

상처가 너무 깊어
뼈에 가깝거나...

 

정맥이 찢어져...

 

응혈제로도 전혀
지혈할 수 없을 때

 

응혈제 쓰는 방법도
피부층에 따라 다르지만...

 

프랭키는 그거 하나는
도사였지

 

사람들은 끔찍한 걸
좋아해

 

교통사고 나면
시체 보려는 인간들

 

그 인간들이
복싱이 좋다는데...

 

뭘 제대로 알고 그러겠어?

 

복싱엔
존중이란 게 있어

 

자기 것을 지키며...

 

상대에게서
그걸 뺏는 거지

 

- 시동 걸어놓지
- 프랭키죠?

 

- 내가 빚진 거라도?
- 아뇨

 

- 그럼 나 모르는 딸?
- 그럴 리가요

 

- 그럼 무슨 일로?
- 저도 복싱선수죠

 

늘 시합도 이겼고
매기 몰라요?

 

아무튼 매기 양 용건이?

 

- 제 시합 혹시?
- 못 봤어

 

꽤 잘 싸웠죠

 

저 한번 키워보시라구요

 

여잔 안 키워

 

그렇겠죠
하지만 저 꽤 터프해요

 

아가씨, 터프가 전부는 아냐

 

실수하는 거야

 

후진기어가 또 고장인가요?

 

밀기나 해

 

- 뭐래요?
- 타이틀전 하자고

 

- 때가 됐죠
- 거절해 버렸어

 

아직 두어 게임
더 뛰어야 해

 

그놈의 두어 게임
오래도 가네요

 

윌리, 타이틀전은 한 번이야

 

두 번 기회는 안 줘

 

진짜 두어 게임만
더 뛰자고

 

제가 뭐랬나요?

 

프랭키는 곧잘 복싱이
이상한 스포츠라며...

 

거꾸로인 경우가
많다 했지

 

때론...

 

펀치를 날리려면
뒤로 몰러서야 하듯

 

주여, 오늘도 부디...

 

케이티를 보호해주시고...

 

제 아내 앤도

 

그리고...

 

나머진 맨날 하는
얘기니 아실 겁니다

 

하지만 너무 떨어져선
주먹을 날릴 수가 없지

 

신부님, 훌륭한 설교였어요
감동적이였죠

 

- 오늘은 또 뭔가요?
- 그 성 삼위일체 문제

 

그 정도는 유치원생도 알아요

 

그러니까, 한 봉지 안에 든
세 가지 시리얼이란 말이죠?

 

지금 내 앞에서
신을 시리얼에 비유한 거예요?

 

매주 와서는 이렇게
실없는 소리를 하시는군요

 

- 혼란스러워서 그래요
- 아뇨

 

- 정말이오
- 신은 분명 한 분이에요

 

그럼 전 이만 바빠서

 

- 그럼 성신은?
- 주님 사랑의 표현입니다

 

- 예수는?
- 말장난 그만 하세요

 

그럼 예수는
절반만 신이요?

 

그런 황당한 소릴 하다니
무식한 인간

 

- 딸에게 편지는요?
- 매주 쓰죠

 

거짓말 말아요, 제발

 

다음주엔 오지 마시고요

 

힛핏 체육관

 

복싱은 열정만 있으면
해볼 만 하다 하는데

 

그런 말을 하면
프랭키는

 

그런 인간이 제일 먼저
포기한다 말했지

 

열정 가득한 친구가
하나 있긴 했지

 

난 나비처럼 날아
벌 같이 쏘는...

 

텍사스 출신 복서, 데인저!

 

그 앤 몇 년 전
이곳에 나타났지

 

엄마의 새 애인하고
L.A에 놀러왔다가...

 

버리고 가는 바람에
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할까

 

한동안 해매다...
여길 찾아 온 거지

 

저기요
전 인종편견 따윈 없어요

 

고맙군

 

제 고향 텍사스에선
좀 심했지만...

 

엄만 깜둥이에게도
똑같이 대해야 한댔죠

 

좋은 엄마를 뒀군
용건이?

 

그냥 몰어본 건데

 

야무지게도 꿈을 말하더군

 

전 웰터급 챔피언이
되고 싶어요

 

여기, '링의 저격수'라
불리는...

 

'히트맨' 헌즈에 대항...

 

웰터급 챔피언을 노리는
데인저가 있다

 

이봐, 시끄러!
넌 데뷔도 안했어

 

한 게임이나 치르고 나서
그런 말 해

 

누구와든 싸울 수 있어

 

겁 주시는데?
이리 올라와 붙어봐

 

- 쇼렐
- 못 할줄 알고

 

하지 마

 

데인저, 연습이나 해

 

그러죠, 스크랩 씨

 

쫄스타킹 죽이는데?

 

언제 한번 손봐주지

 

- 쫄스타킹 히트야
- 네 엄마가 줬어?

 

쇼렐이란 놈
왼손 훅 하나는 알아줬지

 

하지만 인간성은
바닥이었어

 

프랭키는 17년 전
여길 인수했는데...

 

뭔가 확실한 생계대책이
필요했었고...

 

뒤늦게 알았지만...

 

체육관이...
돈이 안된단 걸 알았지

 

데인저 놈
운동 못 나오게 하랬잖아

 

좀 나오면 어때서?

 

한심해서 그래

 

무슨 파리 잡는 것도 아니고

 

청소 세제 좀
바꾸지 말랬잖아

 

절약도 하고
싼 걸 써야지

 

냄새가 틀려

 

그래봤자 세제야

 

- 스크랩 씨
- 윌리

 

어제 좋았어

 

- 윌리
- 샐리

 

- 시합 잘 봤어
- 고마워요

 

그건 대체
어느 나라 말이야?

 

무슨 일이야?

 

자네 선수가 다른 매니저에게
관심을 갖는 것 같아서

 

- 다른 매니저?
- 자넨 쨉도 안돼

 

미키 맥

 

그러니까 윌리가
맥에게 관심을 보인다?

 

말은 안 했어
한 마디도

 

책 좀 읽자고

 

책이 그렇게 중요해?

 

저 아가씬 뭐야?

 

뭐?

 

세상에

 

서둘러, 저렇게 치단
손목 부러져

 

시간 낭비야
난 여잔 안 키워

 

맘 바꿔 보시죠

 

여자 트레이너 많잖아
거기나 가봐

 

당신이 더 좋은걸요, 대장

 

난 네 대장이 아냐

 

- 준비됐어, 윌리?
- 하죠

 

대장이라고 안 하면
받아줄래요?

 

안 돼

 

그럼 계속 대장이라고 하죠

 

그녀는 미주리 주 남서부...

 

시어도시어라는
시골 깡촌 출신였어

 

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
주민도 얼마 없는 곳

 

그 앤 자신을 잘 알았지
자신의 처지가 어떻다는 걸

 

개 주려고요

 

그 앤 고향에서 그렇게 멀리
떠나왔어도 옛 방식은 못 버렸지

 

샌드백 연습중이에요, 대장

 

대장 아니라니까

 

그리고 샌드백이
널 치는 거 같아

 

저 애 회비 도로 줘

 

정말?

 

- 얼마나 냈어?
- 6개윌 치

 

- 세상에
- 돌려주지 뭐

 

생각 없이 좀 굴지 마

 

저 애 하나 내쫓고
6개월치 손해볼 순 없어

 

대신 도와주지나 마

 

데인저, 저 자식은
뭘 보는 거야?

 

물병 보고 있잖아

 

- 회비는 냈어?
- 회비?

 

바지 살 돈도 없는 애한테
회비를 바래?

 

꺼져 버려

 

그걸 샌드백이라
생각해선 안돼

 

트레이너는 아니지만
내가 한번 보여주지

 

저야 감사하죠

 

이걸 사람으로 생각해야 해

 

끊임없이 움직이며

 

네 주위를 맴돈다고 말이야

 

앞으로 올 땐 치지 마
이게 적이라면...

 

널 밀어내며
균형을 잃게 만드니까

 

잘 보라고

 

계속 몰며 머릴 움직여

 

한 손은 언제든
펀치 날릴 준비를 하고

 

해봐, 그렇지
계속 돌면서

 

좋아, 그거야
턱은 붙이고

 

몰아
계속 몰면서

 

- 그거라고
- 비슷해요?

 

계속해 봐

 

턱 붙여야지

 

훌륭해

 

이거 끝나면
펀치볼 연습 들어가

 

펀치볼 없어?

 

살 때까지만 빌릴게요

 

그만 가봐

 

- 집에 안 가요?
- 난 여기야

 

- 볼래?
- 네

 

좋은데요

 

연습 좀 더 해도 돼요?

 

문만 잘 닫고 나가

 

고마워요

 

복싱의 신비함이란 게...

 

어떤 고통이 와도
참고 견디며...

 

갈비뼈가 나가고
망막이 터져도 싸운단 거지

 

자신만 볼 수 있는
꿈 때문에 모든 걸 거는 거야

 

발 신경쓰고

 

그렇지

 

이봐, 촉새

 

이봐, 촉새
이리 와봐

 

네 상대로 어때?

 

여자랑은 안 싸워

 

어때서? 멋지잖아

 

엎치락 뒤치락 싸우다 보면...

 

키스도 할 수 있고
그럼 또 싸우고

 

아주 시적으로 나오네

 

- 그럼 시지
- 책 많이 봤군

 

여자라고

 

맞아, 저 생기다 만
찌찌 좀 봐

 

한 입이나 될까?

 

저번 네 시합...

 

바닥에서 찌찌 찾다
못 일어났지?

 

찌찌 찾다가 K.O 패?
보라고, 나 쇼렐이야!

 

바닥아, 내 찌찌 돌리도

 

재밌잖아
찌찌가 바닥에 있대

 

시끄러! 뭘 웃어?

 

샌드백이나 잡아

 

그 쫄스타킹이나 좀 벗어
등신아

 

좋아, 오늘은 그만

 

- 마사지 해야지
- 안돼요

 

딸애가 나 보고
태우러 오래서

 

- 자네 집사람은?
- 딸애가...

 

아내가 바꾼 새차가
맘에 안 든다고

 

내가 도로 바꿔줄게

 

그러면 좋죠

 

그래, 그럼

 

- 고마워요
- 가봐

 

마사지에 환장한 놈이
그걸 마다해?

 

할 일이 그렇게 없어?

 

일보단 자네 일이
걱정 돼서

 

저 애 많이 나아졌어

 

글쎄, 유령이
코치해주나 보지

 

뭔가 타고났어
재능이 있거나

 

지금 치는 건
내 펀치볼이야

 

- 저걸 누가 줬지?
- 글쎄 말이야

 

그건 내 물건이야
이리 내

 

- 이게요?
- 그래, 내 펀치볼이야

 

네가 그걸 치면
내가 널 가르친다 믿을까봐

 

- 그게 무슨 영향이라도?
- 영향이 크지

 

그렇게 치면
나만 평판 나빠지니까

 

제가 그렇게
서툰 줄은 몰랐어요

 

어쨌건...
마구 빌려줄 순 없지

 

이해해요

 

성격이 아주 좋군

 

- 충고 하나 할까?
- 뭐든 좋죠

 

여기 아니라 어디든
여자 트레이너는 있어

 

그게 요즘 추세고

 

하지만 나이가 있는데
시간 낭비란 거지

 

제 나이가 왜요?

 

나보고 스무살
복서라면 믿겠어?

 

훈련에만 최소한
4년은 걸려

 

- 몇 살이지?
- 아직까진 서른 한 살이에요

 

그래, 서른 하나

 

그 나이에 발레리나가
되려 하진 않지

 

시작한 지는
벌써 3년이에요

 

근데 그 모양이야?
어디서 배웠길래?

 

배운 적 없어요

 

안된 얘기지만, 관둬

 

너무 솔직해 미안한데...

 

자기 자신은 알아야지

 

그래요

 

물건 함부로 써서
미안해요

 

- 우는 거 아니지?
- 그럼요

 

그래 이것...

 

- 그냥 연습해
- 아녜요

 

받아

 

20년이나 안 쓰던 거야
3개나 더 있고

 

아무튼...
잘 쓰라고

 

- 그럼 제 것 살때까지만요
- 그래

 

잃어버리지나 마

 

안다고, 챔피언 측이니
10프로 더 먹어

 

난 40프로 밑으론...

 

6대4로 안 할거면
얘기 끝내자고

 

- 윌리
- 프랭키

 

어쩐 일이야?

 

죄송해요
전화도 않고 볼쑥 와서

 

그런 소리 마
자네가 누군데

 

집사람 차
덕분에 찾았어요

 

나야 말만 했는데
자네가 천 달러 더 물어야 할 거야

 

- 딸애가 좋다 난리났죠
- 그래?

 

일 문제로
상의도 좀 하려고요

 

그렇잖아도 통화했는데
시합 잡혔어

 

분배문제만 남았지

 

떠나야 할 것 같아요

 

뭐?

 

말했잖아
딱 두 게임만...

 

아뇨, 당신 말대로
기회는 한 번이에요

 

빨리 이겨 그만큼
더 벌고 싶어요

 

제겐 그럴 사람이
필요하고요

 

시합 전에 트레이너를
바꾸는 조건으로...

 

저쪽에선 바로
타이틀전 하재요

 

난 시합 준비만 하고
그 자식이 널 세운다고?

 

어쩔 수 없어요
죄송해요

 

기대가 컸단 건 알지만
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

 

미키는 사업가야
거기선 배울 게 없어

 

필요한 건
당신에게 모두 배웠죠

 

그런 말을 듣고 싶은 건
당연히 아니었겠지

 

여기, '링의 저격수'라 불리는
'히트맨' 헌즈에 대항... '

 

웰터급 챔피언을 노리는
데인저가 있다

 

이봐, 이걸 내가 왜 끼고 있지?

 

푸트웍 좀 밟아봤죠

 

연습 않을 거면
당장 꺼져버려

 

좀 더 까불고 있어
금방 갔다올게

 

그동안 강펀치나
연습해 두죠

 

가엾게도 데인저는
헌즈가 은퇴했단 것도 몰랐으니

 

윌리 얘기 들었어

 

인정머리 없는 세상

 

늙기도 서러울 텐데
정말 안됐어

 

그래도 난 두 눈은 멀쩡해

 

두 눈 다 있는데
그 모양이야?

 

그래도 자네처럼...

 

체육관 청소나 하며
살진 않지

 

왜 떠난 거야?

 

미키가 더 영향력이 있으니까

 

진작 윌리를 믿고
챔피언전 붙였어야지

 

믿지도 않는 인간 붙들고
8년을 공들였을까?

 

2년 전엔 붙였어야 했어
본인도 알잖아

 

오래 붙어 있은 거지

 

붙여준다고 다 이길까?

 

어쩌라고, 보호해야지
그랬다 지면?

 

결국 자넨
챔피언전을 피한 거야

 

- 그래
- 잘도 도망갔지

 

그러는 자넨?

 

자넨 윌리보다
더 훌륭한 선수였어

 

매니저가 타이틀 따려

 

무리하게 밀어붙이다
한 쪽 눈만 잃었어

 

내겐 기회였어
끝까지 해보려다 그랬던 거고

 

그랬지, 하지만 나로선...

 

내 선수를 자네처럼
늙게 하고 싶진 않아

 

그래, 잘났어
그렇게 똑똑하니

 

그리스어도 하지

 

게일어야

 

챔피언전 못 하게
훼방 놓는 인간

 

그건 게일어로 뭐라고 하지?

 

죄송해요

 

고마워요

 

챔피언, 다시 윌리를 공격합니다

 

라이트, 레프트
하지만 또 빠져나가고

 

복싱은 이상한 스포츠지

 

모든 게 거꾸로야

 

왼쪽으로 가려 할 땐...
왼발이 아닌...

 

오른 발가락을 움직여

 

오른쪽으로 갈 땐
왼 발가락을

 

고통이 와도
피하기는 커녕...

 

그 속으로 뛰어드니까

 

윌리의 반격

 

맙소사! 라이트 적중
챔피언 다운입니다

 

심판 카운트..새 챔피언
윌리의 탄생입니다

 

믿기질 않는군요
이런 일이...

 

새 챔피언이 탄생했습니다

 

그렇듯 복싱은
모든 게 거꾸로지

 

치즈버거 줘?

 

- 나 먹으라고 샀어?
- 그래

 

그런 적이 없잖아

 

먹기 싫음 말고, 줘?

 

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군

 

- 윌리 시합 봤어?
- 봤지

 

잘하더군

 

- 할 말이 그 뿐이야?
- 이겼으면 됐지

 

감정 숨길 것 없어
속 시원히 말해

 

- 봤어?
- 유료 채널로

 

돈이 어디서 나서?

 

내가 돈 아끼라고
언제적부터 말했지?

 

루이스 존슨 놈과의
내 마지막 시합 이후부터

 

- 그랬나?
- 그래

 

매니저 놈은...
우리만 두고 가버렸고

 

기억 안 나?

 

자네 두고 가다
맞아죽겠지 생각했었지

 

내가 오줌 싸는 동안
자네 혼자 도망갔잖아

 

차를 잡았는데
그냥 출발해서...

 

자네 때문에 다시 온 거야

 

그래도 양심은 있었던 거지

 

뭐지?

 

생일이라 펀치볼 샀대

 

호흡이 안 맞으니
헐떡댈 수 밖에

 

생일이라고?

 

그럼 몇 살 됐지?

 

서른 둘이죠

 

나이 열 셋에 시작한
식당 종업원 생활에

 

또 한해 더한 거죠

 

당신 말대로 마흔이 돼도
전 안 되려나 봐요

 

이걸 치면 칠수록

 

제 주제를 알 것 같아요

 

제 오빤 감옥에 있고...

 

여동생은 양육비 뜯으려고
정부를 속이고...

 

아빤 돌아가셨고
엄만 140키로나 나가요

 

차라리 저라도 정신차리고
집으로 돌아가...

 

쿠키라도 구워야 하는 거겠죠

 

근데 문제는 복싱이
너무 좋다는 거예요

 

서른 두 살이 늦은 거라면
저한텐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

 

이제 설명이 됐나요?

 

이 펀치볼...

 

주신 건 도로 갖다뒀죠

 

가만, 가만

 

몇 가지 가르쳐줄 테니
트레이너를 찾아봐

 

아뇨, 됐어요

 

그럴 입장이 아닐 텐데?

 

하지만 당신만 받아주면
전 챔피언이 되죠

 

- 절 지켜보셨죠?
- 불쌍해서

 

진실이 아닌 이상 절대로
그런 말 말아요

 

전 트레이너를 원해요
동정이나 호의 따윈 싫다고요

 

그래도 관심없다면
그만 가주시죠

 

그만, 그만
염병할

 

어쩌자는 거야?

 

좋아

 

- 널 받아들이면...
- 후회 안할걸요

 

그냥 듣기나 해
널 받아들이면...

 

죽어라 열심히 할게요

 

벌써 후회시키고 있어

 

입 꿰맸어요, 대장

 

받아들이면...
질문은 일절 말 것

 

혹 의문이 있더라도
오직 '네'라고만 해

 

그리고 자신이
여자란 사실도 잊어

 

바라던 바예요

 

다쳐도 울지 말고

 

- 알겠어?
- 계약한 거예요

 

아니, 아직은

 

가르치긴 하겠지만...

 

매니저를 구해주고
난 빠질 거야

 

- 왜 그런...
- 아니면 난 안 해

 

내게 실컷 배워
가서 돈 많이 벌어

 

난 몰라
네 이빨이 나가 건 말 건

 

우는 소린
듣고 싶지도 않고

 

그래야만 받을 거야

 

좋아

 

쭉 지켜봐 왔는데
넌 발을 안 움직여

 

그냥 서 있어
체중을 싣고

 

움직이는 것부터 배워

 

여기, 보라고

 

무릎 굽혀봐
조금만

 

상대를 치려면
자세는 잡아야지

 

- 그리고요?
- 그냥 쳐보기나 해

 

- 그만
- 왜요?

 

벌써 두 가지를 잘못했어

 

하나는 질문했다는 거
다른 하나는, 또 질문했다는 거

 

펀치는 힘이 아니라

 

정확도가 우선이야

 

날 봐

 

카운트를 하면서
이걸 정확히 치는 거야

 

다시 한 번요

 

- 그냥 카운트나 해
- 하나

 

- 하나
- 하나

 

그렇지
그렇게 해야 착하지

 

그리곤 오른발을 움직여
거기 체중을 싣고

 

다음엔 손등으로
송곳 찌르듯

 

그리곤 다시 체중 이동

 

오른손으로

 

또 송곳 찌르듯

 

다음엔 오른손

 

내 발만 보라고

 

이렇게 해야지
해봐

 

서는 법도 다시
걷는 법도 새로 가르치지

 

복서가 되려면
철저한 기초가 중요해

 

쉬지 말랬지?
이리 와

 

알고 있던 걸

 

뼛속부터 잊게 만들고

 

트레이너 목소리만
들리게 해야 해

 

그 때라야만...
그 소리대로 움직이니까

 

발 움직여
어떻게 하는지 보자

 

자기 균형은 지키며
상대 균형은 무너뜨리고

 

너무 낮지 않게, 날 봐
라이트 훅, 오른쪽으로 돌아

 

오른 발가락의 신속한 반응...

 

펀치 날릴 때의 유연한 무릎

 

밀릴 때조차
적을 겁먹게 하는 방법

 

그렇게 계속 가르쳐야 해

 

끝없이 가르쳐

 

본능적으로 습득하게

 

이동해

 

좋아, 오늘은 그만

 

잘했어
잘했다고

 

싸울 준비가 돼 보여요?

 

이봐, 이리 와봐

 

호흡이 틀렸어

 

제대로 했는데요

 

밀리기만 하면
호흡이 달라져

 

그래선 안돼

 

알겠어요
그래도 많이 좋아졌죠?

 

- 여자치곤
- 난 여잔 안 키워

 

아직도 시합은 안돼요?

 

매니저나 찾고 날 졸라

 

그럴 시간이나 줬어요?

 

- 가족은 없어요?
- 뭐?

 

여태 봤어도
혼자 같아서요

 

아냐

 

케이티란 딸이 있지

 

- 그 뿐이에요?
- 근데 사이가 안 좋아

 

- 몇 킬로 나가요?
- 뭐?

 

제 식구들은
체중만큼 말썽을 부리거든요

 

얼마 안 나가

 

운동을 했는데
지금은 모르지

 

저기...
어떻게 생각해요?

 

시합은 아직?

 

샐리

 

이리 좀 와봐

 

프랭키, 안에서 나 좀 볼까?

 

잠깐이면 돼

 

여기 샐리는
많은 선수들을 키웠지

 

여자는 어때?

 

재능만 있다면

 

그럼 가보라고

 

그동안 즐거웠어

 

- 무슨 일이야?
- 됐어

 

연습하는 걸 봤는데
레프트가 좋더군

 

고마워요

 

나랑 한번 해봐?
잘될 것 같은데

 

- 좋죠
- 그래

 

바로 시합 잡을게

 

브레이크

 

파고들어도
계속 잘만 피해요

 

잘하는 거야
계속 그렇게 해

 

- 아닌 것 같은데
- 지치게 해야지

 

- 볼만 하지?
- 세상에

 

로니 놈 선수야

 

대단하지
11 전 전승

 

레프트를 써
레프트

 

좋은 선수들을 많이 뒀지

 

아다지오라고
라이트급 챔피언도

 

레프트 써, 염병

 

첫 상대론 좀 센데...

 

샐리는...
자신 있었나 보지

 

젠장할, 왼손을
올리란 말이야

 

여기서 그 소리가 들려?

 

저 애가 져도
샐리 놈은 잃을 게 없어

 

도움이 된달까

 

저쪽 매니저가...

 

샐리의 챔피언과
타이틀전 하자 덤빌 테니

 

- 그럼 타이틀전 붙이려고 저 애를?
- 모르지

 

방해 되니 잡담 그만

 

세상에

 

브레이크

 

이봐, 이리 와봐

 

어딜 가?

 

왼손이 자꾸 내려오잖아

 

프랭키, 그 앤 내 선수예요

 

제대로 좀 시켜
이 애가 미끼야?

 

프랭키, 무슨 짓이오?

 

코치 중이야

 

- 당신 선수요?
- 내 선수야

 

우린 안 맞는 것 같아요

 

좋아, 데려가
별 쓸모도 없어

 

어떻게 된 거요?

 

샐리가 나 대신
잠깐 본 거야

 

당신 선수다?

 

- 그래, 내 선수야
- 10초 주죠

 

펀치만 날리면
손이 또 내려가요

 

- 그럼 냅둬
- 올리라며?

 

널 파악한 거야
손이 떨어진 뒤의 행동을

 

그러니 공격 말고
그냥 기다려

 

- 기다렸다 도로 레프트로...
- 알았어요

 

비켜서면서
훅을 먹이란 말이야

 

- 알았어요
- 안 나올 거야?

 

가서 한 방 먹여

 

우리 몸은 스스로
자신을 방어하게 돼 있어

 

목을 조금만 돌려도...

 

몸은 미리 눈치채고
이렇게 말하지

 

'넌 감만 잡아
내가 알아서 피할 테니 '

 

방금 봤어?

 

슈거레이 뺨쳤어
대단해

 

쓰러졌다하면
만사 잊고 그냥 쉬고 싶지

 

그게 K.O.된 자의
공통점이야

 

아주 잘했어
수고했어

 

고마워요

 

넌...규칙을 잊었어
내가 뭐랬지?

 

왼손 올려라?

 

항상 보호가 먼저야

 

- 규칙이 뭐라고?
- 자신부터 보호하라

 

그렇지

 

왜 날 샐리에게 넘겼죠?

 

- 몰라도 돼
- 좋아요

 

- 레프트를 보강하죠
- 물 마셔

 

제 경기 어땠어요?

 

좋았어
아주 잘했어

 

또 버릴 건가요?

 

절대로

 

너 일하는 식당
홈메이드 레몬파이도 있나?

 

- 그럼요
- 캔에 든 거 말고

 

큰 통조림에
'홈메이드'라고 써있어요

 

- 이번 주는 연습 쉬어
- 목요일만 쉬는데

 

나랑 해보잔 거야?

 

- 좋을 일이 없죠
- 그렇지

 

복서들 대부분은
고집이 세지

 

트레이너보다 낫다
믿는 치들도 있으니까

 

시간 좀 주시죠
또 혼란스런 게 있어서

 

혹 그들이 틀렸다 해도...

 

그 때문에 그들 자신을
망친다 해도...

 

그런 확신마저 안 가졌다면
그들은 복서가 아닌 거지

 

- 이번 주는 쉬랬잖아
- 그랬죠

 

- 그게 어제야
- 대답 안했잖아요

 

아무리 쉬래도 듣질 않아

 

- 충고 하나 해?
- 뭘?

 

신발은 어쨌어?

 

발에 공기 좀 쐬려고

 

양말에 구멍이 났잖아

 

좀 나면 어때서

 

새 양말 사라고
돈 줬을 텐데?

 

이건 잘 때 신는 거야

 

발꼬락이 밤공기가 좋대

 

근데 그걸 왜 낮에 신어?

 

낮에 신는 건
구멍이 더 났으니까

 

돈을 줄 테니
새 양말 사 신겠어?

 

제발

 

노력은 해보겠는데
장담은 못 해

 

경마에 쓸지도 몰라

 

게임 끝!

 

매기는 금방 자리잡아 갔지

 

이젠 호흡이 잡혔죠?

 

첫 회에 끝내니
호흡이랄 것도 없지

 

- 그럼 좋은 거죠
- 그게 아냐

 

전부 첫 회에 끝내니
상대가 안 나서

 

나섰다 하면
전부 K.O.패니까

 

어떤 매니저도 자기 선수가
1 라운드에 뻗으면 싫은 법이야

 

왜 4라운드 짜리만 뛰죠?

 

6라운드 뛰기엔
호흡이 벅차

 

거기서도 첫 회에
보내 버리죠

 

그래도 프랭키는
4라운드만 내보냈지

 

대장은 자기니까

 

죄송해요, 대장

 

프랭키는 할 말을 잃었지

 

좋아, 그렇게

 

6라운드 데뷔전은
쉽지가 않았어

 

코너로

 

3, 4, 5...
6, 7...

 

8, 9, 10
게임 끝

 

매기는 일부러
시간을 끝었던 거야

 

그리곤 누구도
상대로 나서지 않았지

 

프랭키는 오히려
자기 돈을 줘야 했어

 

안 그러곤 상대
매니저가 응하질 않으니

 

하지만 그 방법도
잠깐이었어

 

그러다 차마
내키지 않았지만...

 

기회를 잡았지

 

체급을 올린 거야
그게 실수였어

 

브레이크

 

타임

 

괜찮아요

 

아냐, 내게 맡겨

 

코가 나갔어

 

- 망할! 맞춰줘요
- 안 돼

 

- 맞춰요
- 타월 던질 거야

 

맞추는 걸 봤어요

 

뼈는 맞춰도
피가 안 멎어

 

링닥터가 끝낼걸

 

피만 멎게 해줘요
이길 테니

 

이것 물어

 

들이마셔

 

- 뭐라고요?
- 들이마셔

 

- 뭐라고요?
- 숨 들이마셔

 

- 괜찮지?
- 좋아

 

다 좋아, 20초 뒤면
다신 피가 쏟아질 거야

 

딱 20초 뿐이야
나가라고

 

코너로

 

2, 3, 4, 5...

 

6, 7, 8...

 

9, 10

 

모쿠슈라

 

뭘 읽죠?

 

- 뭐라는 거야?
- 뭘 보냐고

 

에이츠야, 고개 젖혀

 

게일어로 좀 읽지
그 유식도 자랑할 겸

 

언제나 차례가 오는 거야?

 

전 괜찮아요

 

- 오늘 뭘 배웠지?
- 자신을 보호하라

 

- 규칙?
- 보호가 우선

 

- 매기 피츠제럴드
- 네

 

여기 있을게

 

기분이 어때?

 

- 나?
- 그래

 

내가 다쳤남?

 

코 나간 건 별거 아냐

 

그런 말은 왜 해?

 

그냥

 

하지만 어떤 상처들은
뼈에 너무 가까워...

 

아무리 애써도
지혈이 안될 때가 있지

 

- 편지는 꼭 쓰죠?
- 매주

 

여긴 대체
왜 나오는 거요?

 

12번째 승리를 하자
좋은 제안들이 들어왔지

 

첫 번째가 웰터급 챔피언
'푸른 곰' 빌리와의 대전

 

그녀는 동독의
창녀 출신이었어

 

반칙경기로 유명한 여자였지

 

살인도 눈 깜빡 않고
할 여자였어

 

그러니 인기가
있을 수 밖에

 

프랭키는 그 제안을
거절했어

 

그 다음 제안이 그녀에게 깨진
자메이카 선수였어

 

여보세요
관심 없어

 

그는 그것도 거절해 버렸지

 

그래도 큰 돈인데

 

여긴 그만 나와도 되잖아

 

영국 챔피언이라죠?

 

넌 영국인이 아냐

 

그 타이틀 따봤자
갖고 오지도 못해

 

그래도 해볼만 하죠

 

체급 올린 지도
얼마 안됐는데...

 

그 많은 선수들 두고
하필 그 여자를?

 

골라가며 싸울 순 없죠

 

맘에 안 들면
딴 매니저 구하든가

 

네가 조금만 얼굴 보호를 잘해도
내가 거절 않지

 

걱정하는 만큼 맞았다면
제 얼굴이 남아있겠어요?